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비슬라메거진, POW! WOW! KOREA 2019 – ‘조대’

  • 작성자 사진: 대 조
    대 조
  • 2019년 10월 22일
  • 3분 분량

파우! 와우! 코리아 2019(POW! WOW! Korea 2019) 첫 번째 인터뷰의 주인공은 그간 VISLA와 여러 차례

협업한 아티스트 조대(Jodae). 그는 오랜 동료 GR1을 비롯한 로컬 작가들과 함께 나란히 이번 페스티벌에

이름을 올렸고, 성수동의 한 건물 벽을 선물받았다.

작가의 근황을 시작으로 ‘파우! 와우!’에 관한 대화를 하단에서 확인해 보자.

근황이 궁금하다. 한동안 무엇을 하면서 지냈는지?

배드인배드(badinbad)라는 브랜드와 커머셜 작업도 하고, 이번 ‘파우! 와우!’를 준비하면서 별개로 개인 작

업도 꾸준히 했지. 은근히 바빴다. 하이픈 아트(Hyphen-Art)라는 아트 그룹/에이전시와도 계약했다. 과거

수파서커스(SUPACRQS) 크루에서 나오고 나서 누군가와 함께할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, 혼자 죽 하다 보니

비즈니스와 작업을 병행해야 하는 부분이 어려웠다. 잘 조율하려고 신경 쓰다 보면 작업에 집중하기 어렵다.

그래서 그림에만 열중하는 방법을 찾다가 다시 회사와 계약하기로 했다. 한규진 대표와는 친분도 있었고, 그

가 일적인 부분을 꼼꼼하게 잘 처리하고 있어서 결과적으로는 잘 된 일이다.

이전부터 파우! 와우! 페스티벌을 알고 있었는지?

당연히 알고 있었지. 그런데 직접 행사에 참여해보니 생각보다 더 비영리적이라고 느꼈다. 순수하게 지역 커

뮤니티와 어울려서 예술을 만들어내고, 아티스트끼리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교류하는 장을 만드는 비교적 순

수한 축제라는 점이 새롭게 다가왔다. 이 정도 인지도가 있고 규모도 큰 행사는 엄청 상업적일 줄 알았는데, 그렇지 않았다.

이번 벽화는 어떤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작업한 건가?

준비할 시간이 충분해서 여유 있게 고민했다. 예전에 아이패드에다가 스케치해놓은 그림이 마음에 들어서

언젠가 큰 벽에다 그리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마침 ‘파우! 와우!’에 참여하게 돼서 선보일 수 있었다. 그

스케치를 조금 더 확장해서 지금의 벽화로 완성됐다. 이 그림의 제목은 ‘극복(Overcome)’이다. 나는 언제나

그림에 생식기를 그려 넣어서 남성과 여성을 구분하는데, 이 그림은 보다시피 여성이다. 가운데가 자궁인 거

지. 여성이 천천히 호흡하면서 일종의 의식을 치르는 장면을 상상했다. 이것은 화를 다스리기 위한 의식이다.

최근 작업에서 색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인상을 받았다. 계기가 있다면?

LA에 갔을 때 데이비드 충리(David Chung Lee) 형님을 비롯한 그 지역 작가들의 작업에 큰 영향을 받았다.

싸이키델릭 아트(Psychedelic Art)를 접하고 나서 느낀 게 많았다. 하지만 요즘 유행처럼 많은 작가들이 싸

이키델릭 아트를 선보여서 좀 시시해진 부분도 있다. 본인의 내공을 쌓으면서 다른 요소를 작가만의 방식대

로 풀어내야 하는데, 대놓고 트렌드를 좇는 작업이 많아져서 흥미가 떨어진 거지. 나도 색깔을 쓰면서 시행

착오를 많이 겪었다. 그러고 나니 어느새 내가 뭘 해도 싸이키델릭이 되는 지점이 오는 거 같더라. 자신감이 붙은 거지.

페스티벌 오프닝 때 커먼그라운드(Common Ground)에서 진행한 라이브 페인팅이 인상 깊었다. 마치 과

거 시험을 보는 유생 같은 모습이었는데, 다른 외국 작가들 또한 호기심 많은 눈으로 바라본 거로 기억한다.

그래피티(Graffiti)의 요소 중 태깅(Tagging)을 서예 방식으로 보여주고 싶었다. 한지에다가 ‘존중’과 ‘평

화’를 적었다. 원래는 벽면에 족자를 걸고 길게 쓰려고 했는데, 준비가 미흡해서 그냥 바닥에 깔고 했다. 그리

고 부적 콘셉트로, 노란색 한지에 빨간색 무늬를 넣고 ‘안녕’이라는 말을 적어서 참여 작가들에게 나눠주었다.

‘존중’과 ‘평화’는 흔히 쓰이는 말이지만, 왜 ‘안녕’을 택한 건가?

‘안녕’은 되게 멋진 의미를 담고 있다. 처음 만났을 때 ‘안녕하세요’의 의미도 있지만, ‘안녕히 가세요’, ‘안녕히

지내세요’, ‘건강하세요’, ‘반갑습니다’, ‘행복하세요’와 같은 복합적인 의미를 내포하지 않나. 그래서 함께한

작가들에게 주고 싶었다.

과거 길거리에서 태깅하고, 피스를 남기던 그 희열이 그립지는 않나? 그래피티의 정체성을 벗고 좀 더 제도

권에 가까이 다가가는 듯한 지금의 행보는 어떤 점에서 좋은가.

별 차이 없다. 나는 다만 한 가지를 오래 하다 보면 질리는 성격이라서 계속 다른 걸 하려고 한다. 벽화나 그

래피티는 그 행위 자체로 매력이 있다. 말 그대로 내가 누군지 길거리에 노출하는 거니까. 실내에서 그림 그

리는 건 좀 더 작업의 완성도를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.

애주가 조대에게 술은 무엇인가?

올 초에 잠시 술을 끊은 적이 있었는데, 그때 몸에 힘이 없었다. 주변에서 다 나더러 차분해졌다고 하더라. 하

지만 최근 충리 형님이 한국에 와서 한 잔 하자고 했을 때 금주를 끝냈다.

단기적인 목표라고 한다면?

아직 특별한 계획은 없다. 결혼? 하하. 이건 희망사항이고. 내 작업을 들고 세계로 가고 싶다. 지금은 개인전

을 준비 중인데, 이것도 날짜를 잡고 뭐 그러지는 않았다. 나는 요즘 내 안에서 세웠던 벽을 좀 무너뜨렸다.

예전에는 커머셜 작업이라고 하면 괜히 싫었는데, 지금은 그 일이 나를 더 발전적으로 변화시킨다는 걸 느낀

다. 어차피 내 그림은 내 마음대로 그려야 한다. 이걸 누군가 방해할 수는 없다. 그러나 누군가와의 협업은 어

떤 미션이 주어진 거다. 그래서 그걸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고민하고 헤쳐나가야 한다. 그래서 일련의 협업,

커머셜 작업은 나의 작업을 더 발전시킬 여지가 있다.

진행 / 글 │ 권혁인 최장민 사진 │ 권혁인

출처: 비슬라 메거진 VISLA Magazine. #vislakr


 
 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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